[시고미세 드림]Time to rock and roll! 의 후일담 - 도르네도 드림 편

※ 살인방조 묘사가 있습니다.

※ 제목은 해당 곡에서 따왔습니다.


함선에 도착하자마자 솜니가 안겨온다. 긴장이 풀린 그 가벼운 몸이 폭, 도르네도의 품에 안긴다. 도르네도는 자연스럽게 그녀를 안아들고 그녀의 방으로 향했다.

침대에 앉히고 그녀가 걸친 코트를 벗긴다. 도르네도 자신의 코트도 벗어 적당히 의자위에 걸어두고, 흉갑을 벗는다. 무릎을 꿇어 침대에 앉은 솜니의 신발을 벗기후, 적당히 제 무장을 해제하고 부츠를 벗었다. 그리고 서로의 네 팔이 뒤엉켜 얼싸안은 채 침대 위로 몸을 눕힌다. 힘없이 제 품에 안겨있는 솜니의 등을 한손으로 조심히 쓰다듬는다. 일이 끝날때마다의 루틴이었다.

"도르네도."

힘없이 제 이름이 불렸다. 원래는 이 포옹 루틴에 따로 대화는 없었다. 그냥 솜니가 지쳐 잠들거나, 소리 없는 오열을 하거나. 둘 중 하나였다. 도르네도그 품 안의 솜니를 바라보자, 솜니는 여전히 제 가슴에 파묻혀있었다. 그녀는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끝나고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때, 멀리서 아는 사람하고 눈이 마주쳤어."

등 뒤를 쓸어주는 도르네도의 손길을 느끼며 솜니는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워커스 하이에서 가끔 합석하던 단골이었는데, 종종 의료자문을 해줬거든."

그 단골은 휴먼이라 불리는 연약한 종족의 모습을 본딴 안드로이드였다. 극작가를 하고 있는 사람이었는데, 쓰고 있던 작품에서 막힌 부분이 있어 곤란해 하던 차에 점장의 중계로 합석한 것이 계기가 돼, 종종 쓰고 있던 작품의 의료자문을 해줬던 적이 몇 번 있었다. 밝고 호기심 많으면서 동시에 안드로이드 답게 똑똑했다.

"무심코 상세하게 자문해줘서 그런가, 그쪽도 어렴풋이 눈치는 채고 있었던것 같아."

그럼에도 당국에 신고를 하지 않았던 것은 확실한 물증이 없었고, 그걸 파헤치는 순간 자신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겠지. 그래서 일부러 모른 척 했을 것이다. 그것이 솜니와 그녀가 살았던 구역에서는 현명한 처사이기도 했고.

솜니는 눈을 감았다. 서로 거리가 꽤 멀었었다. 어디 다쳤는지, 그녀는 구급차에 걸터앉아 있었던 상황이었다. 짧게 시선이 교차했다. 실종 상태인 솜니가 어째서 그 자리에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의 눈빛이 컸다. 사정이 복잡했던지라, 솜니는 짧게 고개를 끄덕여 인사만 하고 자리를 떠났다.

부웅- 진동소리가 울렸다. 소리의 진원지는 도르네도의 코트 속이었다. 솜니가 도르네도를 바라본다.

"받아."

"안받아도 괜찮다."

"진동소리 듣기가 싫어서 그래."

"......받고 오지."

도르네도가 몸을 일으킨다. 코트 속의 휴대전화를 꺼내본다. 발신자 표시 제한이지만 직감적으로 누구의 연락인지 알았다. 도르네도는 침대에 누워있는 솜니를 슬쩍 보고는 방밖으로 나가 방문을 닫고 전화를 받았다.

"무슨 일이지?"

[짧게 끝낼게.]

무심코 드러낸 불쾌한 기색에 겁먹은 상대가 빠르게 말한다.

[당신이랑 같이 다니는 의사 선생님한테 당국의 비공식 현상금이 걸렸어.]

도르네도는 눈가를 찌푸렸다. 이건 조금 성가셔지게 되었다.

[이번에 댁들이 벌인 일이 좀 커서, 이쪽도 한동안 사려야돼. 당국의 주시가 풀릴때 즈음 다시 연락주지.]

"알았다."

통화가 끝나자마자 도르네도도 손에 든 휴대전화를 부수고는 쓰레기통에 버렸다. 자신이라는 연막속에서 누군가가 진짜 주범인 솜니를 발견했다. 딱 한명, 짐작가는 사람이 있긴했다. 저와 눈을 마주치고는 도망치는 척 저와 총격전을 벌인자. 시간벌이를 위해 어울려주었지만 그 기계는 정확하게 주범이 있다는 것을 인지했다. 한가지 확인해야할 것이 있다.

도르네도는 다시 솜니의 방문을 열었다. 통화 내용이 궁금했던 것인지, 솜니도 물먹은 솜처럼 무거운 몸을 일으켜 침대에 걸터 앉아있었다.

"솜니, 네가 마주쳤다는 그 사람, 휴먼 종족의 형상을 한 안드로이드였나?"

"맞아. 어떻게 알았어?"

"시간을 벌기 위해 정거장 보안경비대원들을 제압하던 중, 그 자가 발포를 시작해 교전을 벌였다. 그리고 내가 시간벌이용 범인이라는 것을 눈치챘다."

"그 사람이?"

의외라는 감상이 튀어나왔다. 그냥 대피 과정에서 다친거라고 생각했는데, 도르네도와 총격전을 벌인 결과였다니.

"정의감 강한 사람처럼 안보였는데......의외네."

"안좋은 소식이 한가지 있다."

솜니가 도르네도를 바라본다. 도르네도는 그 눈동자와 마주보지 못하고 슬쩍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

"네 앞으로 당국의 비공식 현상금이 걸렸다."

"비공식 현상금?"

"아마 그 기계가 너를 당국에 신고한 것 같다. 공식적으로 내걸지 않은 것은, 너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와 물증이 부족해서라고 생각한다."

"그렇구나......"

솜니는 왜인지 제 시선을 피하는 도르네도를 바라보다 곧 뒤로 넘어가 침대위에 풀썩 누웠다. 잘은 모르겠지만, 요는 도르네도 만큼이나 엄청난 범죄자가 되어버린 모양이다.

그 테러는 공식적으로 기이하게도 사망자가 없는 테러였다. 도르네도와 교전을 벌인 보안경비대에서 부상자가 다수 나왔지만, 죽지는 않았다. 유일하게 죽은 사람으로 알려진 것은 대피 과정에서 심장발작으로 사망한 늙은 부호 한명 뿐. 그 사람은, 에클레르는 도르네도와의 교전 후 그 지점에서 눈치챈 것이겠지. 테러는 연막, 진짜는 그 부호의 살인. 극작가니까 아마 더 생각하기 쉬웠을 것이다.

늙은 몸을 지팡이에 기대 대피하는 그를 도와주는 척, 목뒤에 작은 패치를 하나 붙였다. 성분적으로는 진통제였지만, 그 늙은 부호의 종족에게 있어서는 치명적인 독으로 통하는 성분이었다. 급성 중독으로 인한 심장발작을 일으키기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았다. 당황한 척, 어찌해야될지 모르는 척 일부러 응급처치를 늦게 했다. 확실한 사망에 이르도록.

"미안하다, 솜니."

멍하니 생각에 잠긴 솜니를 깨운건 도르네도의 목소리였다. 솜니는 몸을 일으켜 도르네도를 바라보았다. 팔짱을 낀 채 자신을 바라보는 그에게 어쩐지 초조함이 느껴졌다.

"왜 사과해?"

"원하던 의도의 의뢰로 완수 하지 못했다."

아아, 그 점을 신경쓰고 있었던 것인가. 솜니는 다시 침대에 풀썩 누워 제 옆 매트리스를 두들겼다. 이리로 오란 사인이었고, 도르네도는 즉시 옆으로 가 침대에 걸터 앉아 솜니를 내려다보았다.

"됐어. 솔직히, 언제까지고 안들키기는 건 무리겠지. 거기에 에클레르씨가 있을거라고는 생각도 못한 우연이잖아."

"......그런가."

솜니가 도르네도를 향해 네 팔을 뻗었다. 도르네도는 몸을 숙여 그녀를 껴안고는 몸을 뒤집어 그녀가 제 위로 향하게 했다. 다시 한손으로 등을 쓰다듬어주자 솜니는 힘을 풀고 그에게 몸을 맡겼다.

"있지, 도르네도."

"뭐지?"

"나나 당신이나 죽으면 지옥이란 곳에 떨어져 버릴 녀석들이긴 한데 말이야......."

솜니의 네 손에 느릿하게 도르네도의 몸을 훑었다. 그녀는 품속에서 그를 올려다보며 이어 말했다.

"역시 혼자 가는 건 좀 무서우니까, 같이 떨어져줄래?"

등을 쓰다듬던 손이 멈칫하더니, 곧 느릿하게 솜니의 몸을 훑는다. 도르네도가 그녀를 내려다보며 대답한다.

"네가 원한다면."

느릿한 접촉은 밤이 짙어질때까지 계속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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